[대구 수성아트피아] 가우디 강의 두번째 날

내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두번째 가우디 강의가 있다. 이번 대구 강의는 8강이나 되는 가우디 강의라 이 시대를 좀 입체적으로 다루고 싶어서, 두번째 강의에는 가우디 바로 뒤로 이어지는 모더니즘을 좀 다루고 있다. 사실 스페인에서는 가우디도 모더니즘 건축가로 분류된다. (이 시대 이 동네 건축을 부르는 분류 자체가 ‘모데르니스마 카탈라’ 즉 카탈루냐의 모더니즘이다) 하긴 모더니즘이라고 더 단단하게 묶여있는 르코르뷔제와 미스 판 데어 로에의 건축도 사실 굉장히 다르게 보이긴 한다. 사실 나도 대학 다닐 때, 전공을 하면서도 이 둘이 같은 ‘양식’으로 묶이는 이유를 누가 물어보았다면 설명하기가 무척 곤란했을 것이다.

그래도 가르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내 강의안을 만들면서 보니 르코르뷔제 건축에 고전적인 부분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이제 좀 더 이해가 된다. 신조형주의를 비전공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내 나름대로 좀 설명을 해보려고 하다보니 상당히 딥하게 들어갔다. 하하하하

(너무 어려워서 듣는 분들이 고생하실 것 같은데… 여튼 ㅎㅎㅎ) ​

투시도법이 정립되고 2차원을 다루는 회화는 3차원 입체 공간을 담으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입체 공간을 다루는 건축은 오히려 비례를 따질 수 있는 표면, 즉 2차원에서 구현가능한 것들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표면surface은 르코르뷔제 건축에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그의 책 ‘건축을 향하여’에 챕터의 이름 자체가 ‘볼륨’이고, ‘표면’이다) 르코르뷔제의 규준선도 결국 ‘볼륨’의 ‘표면’ 위에 그려지는 것 아니겠나. 미스 판 데어 로에의 건축은 해체된 박스를 만들어가니 그에게 볼륨은 르코르비제의 것과는 아주 다른 상태이다.

그러고보니 미스의 주된 표현 매체 중 하나인 콜라쥬는 이차원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색면파의 회화가 오로지 2차원의 창작물인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내일의 강의안은 그런 쪽으로 정리해보고 있다. 그런데 르코르뷔제의 ‘건축을 향하여’를 열장 정도 펼쳐보고, 신조형주의 쪽으로는 데 스틸부터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랑 낙수장 찍고 오려니 우리 어머니 나이대 분들에게 이게 먹힐런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퍼포먼스가 잘 안될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뭐 난 막내라 사십이 넘었어도 여전히 귀여우니까 귀엽게 봐주시겠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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