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강. 라이벌 그리고 협력자_유이스 두메넥, 주셉 푸츠, 주셉 마리아 주죨

오늘날 20세기 초 바르셀로나 건축가 중에는 가우디의 유명세를 따를 사람이 없지만 당대에는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한 건축가들이 여럿 있었다. 이 중 유이스 두메넥 이 문타네와 주셉 푸츠 이 카다팔크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가우디의 라이벌로, 소위 ‘동네에서 가장 잘나가는 건축가’로 꼽힌다. 가우디보다 스무 살 넘게 어린 주셉 마리아 주죨은 가우디를 도와 그의 작업에 여러 차례 참여하였으나, 이후 철근 콘크리트로 넘어가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건축 세계를 펼쳤다.

건축가 유이스 두메넥 이 몬타네. 1915년 (사진: 작가 미상, ‘Wikimedia Commons’)

유이스 두메넥은 카탈루냐 모더니즘의 이론적 배경을 세운 건축가다. 그의 건축은 기능과 장식이 조화를 이루며, 카탈루냐의 문화적 정체성 정립에 방점을 두고 있다.

카탈루냐 음악당의 천장은 유악을 발라구운 화려한 도기 장식으로 가득하다. (사진: Tudoi61, ‘Wikimedia Commons’)

1. 카탈루냐 음악당(Palau de la Música Catalana, 1908): 구 도심에 위치한 이 건물은 당대의 흐름을 따라 화려한 모자이크와 조각으로 장식 되었으며, 내부에는 철골 보를 사용하여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하는 등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산 파우 병원은 여러 동으로 구분되어 마치 공원안에 있는 듯한 생각을 들게 한다. (사진: Enfo, ‘Wikimedia Commons’)

2. 산 파우 병원(Hospital de Sant Pau, 1930): 성가정 성당 인근에 있는 이 병원은 여러 개의 동으로 나누어져 각각 특정한 의료 기능을 수행하지만 지하 통로로 서로 연결되는 독특한 병원 단지로 구성되었다.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병원으로 작동하면서도 외부 공간과의 접촉을 최대한 갖도록 하였다. 이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환자와 방문객의 치유와 휴식을 돕는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 것이다.

광장을 마주한 모퉁이집의 입면은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더 장식되곤 한다. (사진: Fred Romero, ‘Wikimedia Commons’)

3. 예오 무레라 주택(Casa Lleó Morera, 1905): 에이샴플라 지구 ‘부조화의 블록’의 모퉁이에 위치하여 최대의 가시성을 갖고 있다. 주택은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조각과 내외부 장식으로 유명하다.

건축가 주셉 푸츠 이 카다팔크. 1900년경 (사진: Pau Audouard i Deglaire, ‘Wikimedia Commons’)

주셉 푸츠 이 카다팔크는 카탈루냐 모더니즘의 주요 인물로서, 카탈루냐가 번성했던 고딕 시대의 역사적 요소와 전통적인 지역 양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카탈루냐의 민족적 건축을 찾으려 노력했다.

아마티예르 주택은 바트요 주택의 바로 옆집이다. (사진: C messier, ‘Wikimedia Commons’)

1. 아마티예르 주택(Casa Amatller, 1900): 에이샴플라 지구 ‘부조화의 블록’에 위치한 이 주택은 고딕 양식을 현대화한 입면으로 그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뾰족 탑과 전면으로 보이는 박공의 뾰족한 입면은 고딕에 대한 건축가의 향수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사진: böhringer friedrichr, ‘Wikimedia Commons’)

2. 푼셰스 주택(Casa de les Punxes, 1905): 모퉁이에 위치한 이 주택은 뾰족탑을 가지고 있어 중세 성채를 연상시킨다.

산업생산된 벽돌로 재해석된 고딕 부재들의 단순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사진: Alberto-g-rovi, ‘Wikimedia Commons’)

3. 카사라모나 직물 공장(Textile Factory Casaramona, 1911): 몬주익 기슭, 미스 판 데어 로에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마주하고 있는 이 건물은 자연광이 내부까지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넓고 개방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공장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마감 없이 노출된 벽돌로 고딕 건축 부재들을 재현하며 조형적, 장식적인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건축가 주셉 마리아 주죨.

주셉 마리아 주죨은 가우디를 도와 여러 프로젝트에 협업하기도 했지만, 이후 독립된 건축가로 자신만의 독특하고 실험적인 건축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가우디보다 27살이나 어린 주죨은 철근 콘크리트 세대로, 가우디풍의 건축이 철근 콘크리트와 만나 어떤 변주가 가능한지에 관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남겼다.

몬페리에 지어진 주죨의 몬세랏성모성소 전경 (사진: Angela Llop, ‘Wikimedia Commons’)

1. 몬페리 몬세랏성모성소 (Ermita de la Mare de Déu de Montserrat, Montferri, 1926): 몬페리의 북동부 지역의 한 언덕 위에 자리잡은 이 성소는 벽돌과 시멘트로 만들어진 포물선 아치로 구성되었고, 중앙에 제단을 둔 간단한 구조다. 1926년부터 1928년 사이에 계획되어 건축이 시작되었으나 곧 공사가 중지되었고, 이후 1987년부터 건축가 조안 바세고다 노넬의 지휘로 복원되었다.

가장 높은 곳에 놓인 철 십자가 때문에 십자가 주택이라고 불리운다. (사진: Gab01, ‘Wikimedia Commons’)

2. 십자가 주택 (Torre de la Creu, 1916): 산 조안 데스피에 있는 이 집은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꼭대기의 철 십자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십자가 주택’이라 부르고, 다섯 개의 원통 위에 덮힌 표현적인 지붕과 굴뚝 모양에 관심을 둔 사람들은 ‘달걀 집’이라고 부른다. 자유로운 형태와 실험적인 재료 사용 등 건축가의 개성과 철학이 강하게 반영된 이 건물은 전통적인 건축 형태를 벗어난 독특한 외관과 내부 장식을 갖고 있다.

주죨은 철근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자유로운 형태의 발코니를 만들었다. (사진: Amadalvarez, ‘Wikimedia Commons’)

3. 플라넬스 주택 (Casa Planells): 디아고날 대로와 시실리아 길 사이 모퉁이에 위치한 이 건물은 건설업자 에벨리 플라넬스의 집이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집은 모더니즘과 표현주의적 요소가 결합되었으며, 형태적으로는 모퉁이 부분을 비운 독특한 곡선과 구조가 특징적이다. 큰 창과 튀어나온 발코니의 조합은 밝고 개방된 실내 공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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